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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팔공산 갓바위에 가기로 마음먹은 날, 가장 먼저 고민했던 건 어느 코스로 올라갈지였습니다. 갓바위는 대구 코스와 경산 코스 두 곳에서 오를 수 있는데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생각보다 헷갈리기 쉽습니다. 저도 내비게이션에 '경산 팔공산'을 검색했는데 계속 대구 방향으로 안내해 주더라고요. 주소를 봐도 둘 다 경산시 와촌면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있어 더 혼란스러웠습니다.
여러 번 찾아본 끝에 알게 된 방법은 관음휴게소를 검색하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원하는 경산 코스로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고,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훨씬 편한 길이라는 걸 직접 느꼈습니다. 대구 코스는 경사가 가파른 편이라 어른도 힘들다고 하는데, 경산 코스는 계단이 많기는 해도 아이들과 천천히 오르기에는 부담이 덜했습니다.
관음휴게소에서 시작한 작은 설렘

저희는 관음휴게소(경북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553-29)를 검색해 이동했고, 4 주차장에 주차한 뒤 걸어서 출발했습니다. 등산로 입구까지 가는 길에는 노점상과 간식 가게들이 이어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가다 보니 계단 아래에서 무료 셔틀을 운행한다는 안내판이 보여 내려가 봤는데, 양초나 공양미를 구입하거나 카페를 이용하면 무료승차권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완전히 무료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저희는 그냥 걸어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기 전 옥수수를 파는 가게를 본 딸이 먹고 싶다고 해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따뜻한 옥수수와 호떡을 나눠 먹고, 제가 준비해 간 커피까지 한잔 마시니 등산을 시작하기 전 작은 피크닉을 즐기는 기분이었습니다.
15년 만에 다시 찾은 갓바위는 예전보다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테이크아웃 커피를 파는 곳도 생겼고 술빵이나 다양한 간식도 판매하고 있어 쉬어가기 더 편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어할 줄 알았던 아이들이 더 씩씩했습니다

사실 출발하기 전 가장 걱정했던 건 아이들이었습니다. 계단이 많다 보니 중간에 힘들다고 내려가자고 하거나 업어 달라고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아이들은 계단을 하나씩 씩씩하게 올라갔고, 오히려 제가 숨을 고르며 따라가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중간중간 돌을 쌓아 소원도 빌고, 잠시 쉬면서 주변 풍경도 바라봤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지나가던 어르신들의 응원이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보시더니 "잘한다.", "파이팅!"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때마다 아이들은 더 힘을 내서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참 대견했습니다.
예전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면 제가 계속 챙겨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는데, 이번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끝까지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이 성장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정상에서 느낀 뿌듯함은 오래 남았습니다

드디어 갓바위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가 함께 열리고 있어 더욱 특별한 분위기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소원을 빌고 있었고, 저희도 아이들과 함께 갓바위를 바라보며 조용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올라온 뒤라 땀으로 머리는 엉망이었지만, 시원한 그늘에 앉아 챙겨 간 간식을 먹는 시간이 정말 달게 느껴졌습니다. 딸은 젤리를 꺼내 먹으며 쉬었고, 저희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우리가 저기서부터 걸어왔네."라며 올라온 길을 함께 바라봤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아름다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 올라왔다는 사실이 더 큰 성취감으로 남았습니다.
다음에도 또 오자는 아이들

하산길에도 아이들은 불평 없이 끝까지 잘 걸어 내려왔습니다. 저는 다리가 후들거려 다음 날 근육통이 걱정될 정도였는데, 아이들은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다음에도 또 오자."라는 말을 듣는 순간 괜히 웃음이 났습니다. 올라가기 전에는 힘들어할까 봐 걱정했던 여행이었는데,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자신감을 얻는 하루가 된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는 아이들과 여행을 가면 놀이공원이나 체험장을 먼저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갓바위는 조금 달랐습니다. 함께 계단을 오르고, 서로 응원하며, 같은 풍경을 바라본 시간이 여행의 전부였습니다.
아이들이 크면서 여행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업어 줄 일은 없어졌지만, 나란히 걸으며 같은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올라가는 시간은 더 깊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다음에도 아이들과 함께 이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방문 팁
- 내비게이션은 '관음휴게소'를 검색하면 경산 ㅋ노스로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 4 주차장 이용이 가장 편했습니다.
- 계단이 많아 운동화 착용을 추천합니다.
- 중간에 옥수수, 호떡, 커피 등 간식을 판매하는 곳이 있어 쉬어가기 좋습니다.
- 아이들과 함께라면 경사가 완만한 경산 코스를 추천합니다.